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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알려주는 지도자의 덕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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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이 알려주는 지도자의 덕목대한민국은 이런 대통령을 원한다
출처 : http://www.bookandlife.co.kr/news/articleView.html?idxno=425


소크라테스에게 알키비아데스가 정치를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말에 소크라테스는 가장 사랑하는 제자에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했다. “생각의 일치를 도모할 수 있는 자질이 있는가? 그리고 불화와 갈등을 조정할 능력이 있는가? 또 구성원 각자의 재능이 최고로 발휘될 수 있도록 도울 수 있는가?” 소크라테스는 제자에게 이 세 가지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정치에 참여해도 좋다고 했다. 소크라테스의 이 말은 ‘정치란 정의를 실천하는 것’이기에 지혜, 용기, 절제의 덕목을 가지고 있는 자만이 정치할 자질을 지니고 있다는 것을 일깨워준 것이리라. 바로 플라톤의 대화편 《알키비아데스》에 등장한 이야기다.
소크라테스의 이 말이 새삼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이제 곧 새로운 대통령을 우리 손으로 뽑아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국민은 정치에 관한 관심 못지않게 정치인들에 대한 불신감도 크다. 이제 역사의 전환점에 그런 불신감 해소를 위해서라도 새로운 대통령이 어떤 자질과 인성을 지녔는지, 꼼꼼하게 분석하고 냉철히 판단하여 선택하여야 한다. 

이러한 선택을 할 때, 대통령이 지닌 덕목을 역사의 사례에서 찾아보는 일은 의미가 있다. 중국 당나라 태종시대 정치를 기록한 오긍의 《정관정요》는 정치의 실천 지침서이며, 우리나라와 중국 제왕들의 필독서였다. 이 책에 태종이 충신 위징과 나눈 대화 중에, “군주는 배요, 백성은 물이다. 물은 능히 배를 실어 띄울 수 있지만, 배를 전복시킬 수도 있다”라는 말이 있다. 위징의 이 말은 왕은 백성을 두려워하고 백성을 위해 올바른 정치를 펴라는 충언이었다. 충신의 이러한 쓰디쓴 말도 겸허히 받아들여 통치의 지침으로 삼았던 당 태종의 집권 23년의 기간을 ‘정관의 치(貞觀之治)’라 부르며, 그 치적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산업화와 민주화 과정을 거쳐 이제는 정의, 복지국가 등이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대두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민주정치를 시작한 지 25년이나 됐지만, 국민은 아직도 정의에 대한 만족보다는 부정의에 대한 불만을 논하고 있다. 그것은 한국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과 불만이 원인일 것이다. 즉, 그것은 그동안 ‘물’이 ‘배’를 띄워 줬지만 ‘배’가 제대로 항해한 적은 없었다는 뜻이다.
항해를 책임진 대통령은 대통령이 되기 전에 지녔던 교양, 지식, 철학이 결국 재임 중 국가운영의 모습으로 나타난다. 그래서 대통령을 선택할 때, 그 사람의 삶이 지혜, 용기, 절제를 갖추고 정의를 실천할 덕목을 지녔는지 살펴봐야 한다. 로마제국의 현군이며 학자였던 아우렐리우스는 《명상록》에서 지도자가 갖추어야 할 덕목으로 ‘지혜, 정의감, 강인성, 절제력’을 꼽았다. 이중 가장 중요한 ‘지혜’의 덕목을 보면, 조직이 처해있는 상황과 조직의 앞날을 위해 필요한 것들을 결합해서 최적의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필요한 지적능력이라고 했다. 이 역시 《알키비아데스》나 《정관정요》와 같은 말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산업화와 민주화의 유산을 바탕으로 지식과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정보화 시대의 심화과정으로 들어간다. 그런 의미에서 2012년 12월 19일은 중요한 날이다. 주인의식을 버리고, 대중매체가 전달하는 여론조사를 맹신하며 대통령을 선택할 것인가?
토인비는 《역사의 연구》에서 “역사의 모퉁이 모퉁이에 창조적인 소수자가 있다. 그런 창조적인 소수자가 있을 때에 역사는 희망을 품는다”라고 했다. 이제 새로운 역사를 맞으러 모퉁이를 돌아야 하는 우리가 어떤 창조적 소수자를 만나게 될지, 그것은 온전히 우리 손에 달려 있다.

[2012년 11월호]